높은산 정상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산고양이들의 삶

보라카이

그 나라의 내 친구들/1

좌불상 2019. 1. 9. 12:47













패키지로 몇 번의 여행을 다니다 보니 이제 슬슬 자신감이 붙는다.

 

그래서 몇년이 흐른 후 부터는 자유여행을 추구했다.


 

그러다 보니 확실히 더 많은 자유로움과 모든 선택권이 상대방에서

내게로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내 자신이 안전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빼고는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

 


옵션을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그냥 비치에서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고

도를 닦으면 된다.

 


난 내가 좋아 하는 몇 가지의 옵션 외에는 거의 하지 않는다.

 

그냥 그 나라 사람들과 만나서 얘기 하는 것을 좋아 하고 서로 살아가는

방법이나 일상 생활을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 한다.

 


가끔 옵션을 할 때는 현지 모객원

 


- 일명 삐끼 라고 하지만 그 사람들도 우리와 같이 먹고 살려고 발버둥 치는

사람들 이라서 내가 그 사람들을 도와 주지도 못하기 때문에 굳이 좀 저속한

표현은 하지 않는다 - 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아니면 현지 샵을 직접 찾아가서

스스로 예약을 하고 계획을 잡는다.

 


자유여행을 추구 하다 보니 시간상 여유롭다.

 


무슨 약속이 잡혀 있어 시간을 맞추어야 하고 틀에 박힌 스케쥴에서 벗어

날 수 있으니 언제 무엇을 하던지 내 자유이다.

 



하루는 아침을 먹고 슬슬 비치로 걸어 나오는데 현지 모객원이 다가온다.

 그러면서 무엇을 하지 않겠느냐고 물어본다.

난 간단히 노~ 라 하고 비치 의자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책을 보기 시작 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또 하나를 터득 하였다.

 


비치에서 책을 보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을....

도대체 한 장을 넘기기가 힘들 정도다.

 


서너줄을 읽을 때면 어김없이 다가온다.

 

어린 아이들이 조개로 만든 악세사리를 가지고 와서 사달라고 조른다.

안산다고 하여도 살 때 까지 절대로 그 자리를 안 떠난다.

다른데로 가 보았자 사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 이다.

그래서 한번 조르기 시작 하면 사 줄 때 까지 끝장을 본다.

 


사실 냉정하게 안산다고 하면 갈지도 모르겠으나 어린 자식 같은 애들이

그리 조르면 보통 10분을 넘기지 못하고 하나 사주게 된다.

 


그런데 그 액수가 그리 크지 않으니 속았다는 생각 또는 바가지 썼다는

생각도 안 든다.

작은 금액이기에 머릿속에 아깝다고 다가오질 않기 때문이다.

 


그 아이가 가고나면 이번엔 오빠 뻘 되는 젊은 아이가 다가온다.

깍은 과일을 가지고 와서 사 달라고 한다.

또 같은 일을 되풀이 한다.

 

그러자 이번엔 좀더 나이 든 언니 뻘이 다가온다.

맛사지 하란다.

이런 저런 핑계로 애써 미안 하다고 하고 보낸다.

 


여기서 하나 느끼는게 있다.

 


아예 내가 말이 안 통하도록 영어를 못했다면 이렇게 시달리지는 않을 텐데...ㅜㅜ

변명을 하다 보니 영어 실력은 자꾸만 늘어만 간다.

 


안 사려고 발버둥 치다보니 점점 더 빠져 드는 것 과 같은 이치이다.

이게 좋은 것 인지 나쁜 것 인지....나도 이해가 안 간다...ㅜㅜ

 


여기가 끝이 아니다.

 

이번엔 큰 오빠 되는 듯 한 젊은 사람이 모자나 선글라스를 들고 나타난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 점잖게 괜찮다고 한다.

그럼 아무말 없이 웃으며 간다.

 


그런데 말이다...그런데 ......마음이 영 않좋다.


 

그 작렬하는 태양 볕 아래서 땀을 뻘뻘 흘리고 웃으면서 해변을 걸어가는

뒷 모습을 보면 이건 사준 것 보다도 마음이 더 않좋다.

그렇다고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에휴~~이느므 정 때문에...

 


다시 부른다.

 얼마냐고 묻고 깍지도 않고 하나 사준다.

내가 한국에서 라면 한번 안 먹으면 된다.

 


그 순간 그의 눈빛을 봐라.

 

한 순간 이지만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쳐다보는 내가 눈물이 날 지경이다.

 


고맙다고 연신 인사를 하고 간다.

가면서 웃으면서 고맙다고 너댓번은 돌아 본다.

나도 손을 흔들어 준다.


잘 가고 또 보자고.....

 


이런 때 마음이 참 푸근해 진다.

 


나의 작은 지출로 인하여 저 사람의 마음을 크게 잡을 수 있고 크게 행복 해

하는 모습을 본다는 것이 마음 한구석이 아련 하면서도 행복하다.

 

그 산 모자는 어차피 내가 쓸려고 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용은 없다.

 

주변에 어슬렁 거리며 지나가다가 더위에 힘들어 하는 좌판 하는 할머니께 드린다.

더운데 쓰고 하시라고...

그러면 너무나 고마워 하신다.

아까 산 과일도 조금 드린다.

 

나도 하나 먹고 남은 것은 호텔 프론트 아가씨들 드린다.

그 후 부터는 나는 그들에게 최고의 매너남 이다.

더우니 아이스 크림도 가끔 사다 준다.

그러니 뭐든지 말만 하면 오케이.....다.

않되는 것을 보지 못할 정도 이다.

 

하다못해 점심에 라면 같은 간단한 것을 시켜 먹으면 체크아웃 할 때 계산에서

빠져있다.

 

인지상정 인지...

바란것도 아닌데....

자기네들 사정상 가능한 한도 내 에서 알아서 갚는 것이 참 고맙다.

 

그렇게 하루 종일 많은 사람들이 돌고 돈다.

그러니 책을 본다 한들 한 장도 넘기기가 힘들어 나중에는 그것도 포기 하였다.

 

다음 날 부터는 책이 필요 없다.

 

그냥 앉아 있으면 어제 지나간 그 모든 사람들이 다시 순서대로 다가온다.

그러면 퍼질러 앉아서 같이 얘기를 한다.

 

여기서 책에서도 못 배우는 것을 배우게 된다.





 


 내 친구 노노이(좌)와 발롱(우)이....


노노이는 일명 커미셔너 이고


발롱은 셀링보트 3척을 운영합니다.





다음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