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산 정상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산고양이들의 삶

보라카이

그 나라의 내 친구들/2

좌불상 2019. 1. 9. 14:37


 





  


어제는 많이 팔았냐..


하루에 얼마 버냐...


힘들지는 않냐..


식구는 몇이냐...


어데 사냐..


나이는 ...


이름은...


 


이거 뭐 청문회 보다도 더 질문이 많다.


보통 30분은 금방 지나간다.


 


그 사람이 가고나면 또 다음 사람이 온다.


또 똑같은 질문과 얘기를 한다.


 


사나흘을 이러고 앉아 있으니 이제 영어 뿐만이 아니라 원주민 언어 까지


대충 알아 들을 정도다.


 


돈도 안내고 원주민 학원서 현지어 공부하는 격이다.


 


여기에서 하나의 노하우가 생긴다.


 


그렇게 하다보면 그런 사람들과 내가 나이 차이를 떠나 내가 거기를 떠날 때


까지 친구가 되는 것이다.


 


한번 만나고 나면 다음 날 부터는 친구로서 다가온다.


 


아침만 되면 잘 지냈는지 궁금 하다는 듯 이 다가와서 인사를 한다.


참 표정도 밣다.


 


하이~~친구....잘 잤어?


그래.....친구도 잘 자고?


 


3일만 있으면 이런 친구가 열명이 넘어간다.


 


 


 



 


 


그 후로는 여행을 갈 때 마다 내 짐 보다는 그 사람들에게 줄 선물 보따리가 더 커진다.


 


애들에게 줄 사탕 하며 티셔츠 하며 뭐 잡다한 것이 내 짐보다 더 많아진다.


내가 이럴려고 여행을 다니는 건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런데서 모객 하는 현지인들 도 다 자기가 맞은 자리가 있다.


그래서 늘 그 자리에 가면 만날 수 있다.


 


한번은 10일 정도를 머무르는데 매번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현지인이 있었다.


매번 볼때 마다 반갑게 인사하며 뭐를 하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동방예의지국 사람 인지라 한두번 거절 하다가 미안한 마음에


한번은 옵션을 하자고 했다.


 


내가 여기를 떠날려면 앞으로 9일을 더 봐야 할텐데 매번 볼 때 마다 노~~


소리를 하기에는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제트스키를 타고 싶다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가 알아서 데리고 가고 설명도 해 주고 정말 친절 그 자체이다.


난 제트스키 전문가라서 설명을 않해줘도 되는데 말이다.


 


어쨌든 그날 일정이 끝나고 그 사람에게 물어 보았다.


나이가 얼마냐고..어데 사느냐고......기타 등등~~


 


그 다음 날 부터는 아침 6시만 되면 내 호텔 앞서 기다리다가 내가 눈을 비비고


나오면 손을 흔들면서 인사부터 한다.


 


나의 하루 일과는 그렇게 시작 되었고 이젠 하루 종일 같이 움직인다.


 


그 사람이 나를 데리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나를 모시고 다닌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마무리 시간이 되면 그 사람은 내 호텔까지 데려다 주고


잘 들어가서 편히 쉬고 내일 보잖다.


 


꼭 로비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을 확인 해야 간다.


 


이건 모객원이 아니라 이젠 내 비서이다.


아니 경호원이 되어 버렸다.


 


3일차에 미안해서 같이 저녁을 먹기로 했다.


좋단다.


 


그래서 혼자 오지 말고 친구들 몇 명 데리고 오라고 했더니 좋다고 한다.


 


 



 



 



 




 


그날 저녁 난 그 친구의 친구들 5명을 만났다.


저녁과 맥주는 내가 샀다.


그 액수가 50불도 안 넘었다.


 


그 자리에서 우리들은 친구가 되어 버렸다.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야 30대 중반이고 어린 친구는 내 자식보다도


나이가 어리다.


 


그래도 우린 친구인 것이다.


그렇게 그들을 보는 즐거움으로 하루를 열고 하루를 마감한다.


 


어느날 저녁은 노래방도 갔다.


작은 동네이니 주인들도 모두 그 친구들의 친구 들이다.


대접이 장난이 아니다.


 


하루는 클럽에도 갔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 보통 시끄러운게 아니다.


귓가에 맴 도는 소음은 모두 중국인 들이다.


그나마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용한 편 이다.


 


서너명 만 빼곤.....


 


화장실을 갔다.


 


맥주는 좀 마셨지만 .....취하진 않았다.


아무리 친구들이 있다 하여도 마음 한 구석엔 여긴 우리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친구들 중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친구가 화장실 문 앞에


서 있다.


왜 거기 있냐고 물어보니 빙긋이 웃음만 지은다.


 


난 무슨 뜻 인지 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 하여 에스코트 한거 였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내가 부탁한것도 아닌데....


나에 대한 깊은 배려의 마음이다.


 


그렇게 하루가 지날수록 그 친구들의 깊은 마음도 하나하나 알아간다.


 


하루는 아침에 일어나니 그중에서 가장 형 뻘 되는 친구가 나를 보자고 한다.


 


난 일층에서 묵었기 때문에 룸의 정문이 아닌 뒷문(?) 으로 다녔다.


베란다 문으로 나오면 바로 밖이니 말이다.


방문은 잠가놓고 아예 이 문으로 들락 거렸다.


 


그 사람들은 호텔 내부나 호텔의 로비 즉 호텔의 구역으로는 들어 올수가 없다.


규칙 이란다.


그러니 밖에서 내 모습이 보이면 손짓을 하며 인사하고 부른다.


 


왜 그러냐고 갔더니 오늘 점심때 자기네 집을 가잖다.


 


집에 가면 아버지께서 닭을 잡아 주신다고 했단다.


내가 그리 유명 인사가 된건가....


 


그러자고 하고 점심때가 되어 일 없는 친구들과 네명이서 갔다.


차를 타고 배를 타고 섬을 건너니 그 근처가 집이다.


 


그런데 집에 아버님이 계시고 마누라와 애들도 있으니 어떻게 그냥 방문 하나.


동네 로컬 시장에 가서 필요한 것 고르라고 한다.


 



 


 


바나나며 애기 줄 과자 하며 몇 가지를 고른다.


여기에서 현지인들이 먹는 바나나들은 우리가 여행시에 보는 때깔 좋은


과일이 아니다.


 


오래되어 상한 것 같은 색깔이 온통 검어진 우리에게 주면서 먹으라고 해도 안


먹을 것 같은 그런 과일들을 그 사람들은 먹고 산다.


 


 


친구가 미안한지 두어개만 집어 든다.


내가 몇 개 더 집어 넣었다.


다른 것도 집어 넣었다.


친구가 미안한지 자꾸 노노노~~~~를 외친다.


 


그렇지만 내가 누군가.


한 고집엔 일가견이 있다.


어지간히 봉지를 서너개 들으니 제법 묵직 하다.


 


 



 그렇게 친구네 동네에 도착을 하니 동네 들어가는 골목길이 이렇다.


마침 만조시간이 되어 바닷물이 들어오면 하루에 두번씩 늘 이렇게 잠긴다.


 



 이런길을 가야한다.



 



첨벙~첨벙~~

 


그렇게 친구 집에 도착하여 인사를 드렸다.


모두 반가워 하신다.


 


주변에 사시는 집안 분 들 까지 서너분 오신다.


내가 이리 유명 인사가 되었나.


 


 



 

이분은 친구 아버님 이시다.


내가 온다고 닭잡아 주신다고 저렇게 잡을 닭을 안고 계신다.

 


 



 

이분이 친구 마누라다...



그렇게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에


친구가 집 옆에 있는 야자수 나무를 올라 간다.


꽤 높은 나무인데 어려서부터 올라 다녀서 그런지 참 잘도 올라간다.


 


잘 익은 것으로 두 세개를 딴다.


칼로 몇 번 치고 빨대를 꼽으니 마시기 편하다.


 


 



 


 


친구 아버님은 닭 잡기에 여념이 없으시다.


우리나라로 치면 백숙 이라고 해야 하나.


짠맛이 장난이 아니다..ㅜㅜ


조금 먹고 코코넛 물 마시고 조금 먹고를 반복 하면서 먹었다.


 


반가운 손님 오셨다고 잡아준 닭인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예의가 아닌가.


몇 번 먹다보니 적응 된다.


보약 이려니 하고 먹었다.


 


닭 한마리이면 그 집에서는 큰 재산인데....ㅠㅠ


 


 


 


 


그렇게 몇 시간을 지낸 후 다시 돌아왔다.


 


점심 시간과 저녁 시간 사이에 숨 고르는 그런 시간이다.


 


강렬한 태양이 대지를 녹이는 듯 하다.


 



 


그렇게 비치에 누워서 뒹굴뒹굴한다.....





다음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