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산 정상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산고양이들의 삶

여행 이야기

풍뎅이와 굼벵이의 인연/후

좌불상 2019. 1. 17. 14:50

왜?

 

내가 여행 다니면서 처음에 마음 먹은 것이 어데를 가든지 가능하면

현지인들의 음식을 먹어 보려고 스스로 약속을 했다.

 

왜냐...

 

잘 사는 나라야 상관 없지만 못 사는 나라의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이라도

이해하고 싶어 했다.

 

그 사람들도 자기네가 먹는 음식을 맛있게 먹어줘야 고맙다고 생각을 할 것이

아닌가.

 

자기네 들이 즐겨 먹는 음식을 이걸 어떻게 먹냐고 한다면 과연 기분이 좋을까?

 

순간 내가 아직 멀었구나.....하는 자괴감이 든다.

다 먹고 사는 음식인데...

저 사람들도 먹고 살고 있지 않은가....

 

그래 해 보자.

눈 딱 감고 하나 입에 넣었다.

정말 눈 감고 넣었다.

 

튀긴 거라서 아작 하는 소리가 들린다.

술이 다 깨는 느낌이다.

앞에서 두 분이 웃는다.

 

어라...???

 

그런데 맛이 그게 아니다.

선입감과는 완전히 다르다.

짭짜름 하니 고소하고 맛 있다.

 

허참....그거....

 

이번엔 굼뱅이다.

역시나 괜찮네?

 

우리가 우리 문화와 음식에 대한 선입감 였다.

 

만약에 내가 장님 였다면 그런 불안감은 못 느끼었을 텐데...

시각 이란게 참 오묘하다.

 

말이 잘 안 통해서 무슨 말도 못하고 그렇게 한 30분 쯤 혼자 먹고 있으니

20대 쯤 되는 아가씨(?) 가 들어 온다.

 

아주 명랑하고 발랄하다.

안자마자 담배 한 대 피워댄다.

얼씨구?

 

같이 들 뭐라 한다.

현지어니 도통 못 알아 듣겠다.

 

눈치를 보니 어데 다녀온 얘기하며 내가 누구냐고 물어 보는 것 같다.

열심히 떠들어 댄다.

 

내가 궁금하여 아주머니께 누구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얼랄라~~~

그 아가씨가 먼저 대답을 한다.

 

헐~~

아가씨는 영어를 할 줄 안다.

그것도 아주 잘 한다.

 

다행 이다.

그 다음 부터는 아가씨가 통역을 해 준다.

 

아기 안고 있던 아주머니 한 분은 엄마고 한분은 이모란다.

자기네 집이란다.

 

어떻게 영어를 잘 하냐고 했더니 요즘은 학교에서 다 배운단다.

역시나 글로벌 시대다.

자신은 대학생 이란다.

 

통역사가 있으니 그 다음 부터는 그런대로 대화가 이어져 간다.

이미 맥주병은 8병이 비워져 간다.

 

난 한국에서 왔고 오늘이 3일 째 이며 조기~~저 리조트에 묵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한국에서 얼마나 잘 살기에 여기 까지 여행 오냐고 한다.

 

내가 우리나라 정부 광고 할 일도 없어 난 잘 살지는 못하지만

이 나라를 내가 좋아해서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오게 되었다고 했더니 얼굴색이 환 해진다.

 

이것도 하나의 노하우다.

 

어느 나라를 가던지 그 나라가 좋다고 칭찬 하는데 싫어할 사람들이 있겠는가..

표정이 훨씬 밝아진다.

 

그러면서 왜 자기네 나라를 좋아 하냐고 물어본다.

 

즉 우리나라에서 이 경우라면 작업의 2단계(?)로 들어 가는 거다.

 

그래서 이 나라 사람들은 순하고 착하고 베푸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

불교에 대해 공경심이 대단하여 나도 불교를 좋아 하기 때문에 오게 되었다고

했더니....

 

불교 소리에 이건 날아갈 듯 한 표정이다.

 

내가 불교를 믿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나라를 가던 그 나라의 종교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은 가지고 가는게 좋다 ....

 

정말 좋다~~이거 어떻게 말로 표현 할 수도 없구~~~

 

여튼 그날 저녁 그 불교가 시발점이 되어 같이 네 명이서 20병의 맥주를 마시고

것도 모자라서 그 딸래미 친구들 15명과 함께 동네 호프집에서 새벽 3시 까지

웃고 떠든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그나마 내가 산을 좋아해서 늘 절을 지나 다니다 보니 어깨 넘어로 보고 읽고

들은 것이 그 날 그 나라에서 그렇게 환대를 받을 줄 은 상상도 못했었다.

 

그 나라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잘때 까지 시간만 나면 부처님 한테

절을 하는게 일상 이니까...

 

다니다 보면 돌멩이 보다도 크고 작은 부처 상이 더 많이 보인다.

역시 부다의 왕국 이다.

 

결론적 이지만 그 날 그 이후로 그곳을 떠나 올 때 까지 저녁만 되면 매일 모여서

웃고 떠든 것이 내가 지금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 중 에

두 번째로 남아 있다.

 

 

에필로그)

 

인지상정 이라던가...

 

그 곳을 떠나올 때 서로가 모두 눈물을 보였으니 말이다.

 그 아가씨의 이모는 나를 따라서 한국에 가면 않되냐고.....ㅜㅜ

 그 나라는 일부 다처제가 용인 되는 나라였다.

 

남자 분 들 조~~으~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