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가 여행 다니면서 처음에 마음 먹은 것이 어데를 가든지 가능하면
현지인들의 음식을 먹어 보려고 스스로 약속을 했다.
왜냐...
잘 사는 나라야 상관 없지만 못 사는 나라의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이라도
이해하고 싶어 했다.
그 사람들도 자기네가 먹는 음식을 맛있게 먹어줘야 고맙다고 생각을 할 것이
아닌가.
자기네 들이 즐겨 먹는 음식을 이걸 어떻게 먹냐고 한다면 과연 기분이 좋을까?
순간 내가 아직 멀었구나.....하는 자괴감이 든다.
다 먹고 사는 음식인데...
저 사람들도 먹고 살고 있지 않은가....
그래 해 보자.
눈 딱 감고 하나 입에 넣었다.
정말 눈 감고 넣었다.
튀긴 거라서 아작 하는 소리가 들린다.
술이 다 깨는 느낌이다.
앞에서 두 분이 웃는다.
어라...???
그런데 맛이 그게 아니다.
선입감과는 완전히 다르다.
짭짜름 하니 고소하고 맛 있다.
허참....그거....
이번엔 굼뱅이다.
역시나 괜찮네?
우리가 우리 문화와 음식에 대한 선입감 였다.
만약에 내가 장님 였다면 그런 불안감은 못 느끼었을 텐데...
시각 이란게 참 오묘하다.
말이 잘 안 통해서 무슨 말도 못하고 그렇게 한 30분 쯤 혼자 먹고 있으니
20대 쯤 되는 아가씨(?) 가 들어 온다.
아주 명랑하고 발랄하다.
안자마자 담배 한 대 피워댄다.
얼씨구?
같이 들 뭐라 한다.
현지어니 도통 못 알아 듣겠다.
눈치를 보니 어데 다녀온 얘기하며 내가 누구냐고 물어 보는 것 같다.
열심히 떠들어 댄다.
내가 궁금하여 아주머니께 누구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얼랄라~~~
그 아가씨가 먼저 대답을 한다.
헐~~
아가씨는 영어를 할 줄 안다.
그것도 아주 잘 한다.
다행 이다.
그 다음 부터는 아가씨가 통역을 해 준다.
아기 안고 있던 아주머니 한 분은 엄마고 한분은 이모란다.
자기네 집이란다.
어떻게 영어를 잘 하냐고 했더니 요즘은 학교에서 다 배운단다.
역시나 글로벌 시대다.
자신은 대학생 이란다.
통역사가 있으니 그 다음 부터는 그런대로 대화가 이어져 간다.
이미 맥주병은 8병이 비워져 간다.
난 한국에서 왔고 오늘이 3일 째 이며 조기~~저 리조트에 묵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한국에서 얼마나 잘 살기에 여기 까지 여행 오냐고 한다.
내가 우리나라 정부 광고 할 일도 없어 난 잘 살지는 못하지만
이 나라를 내가 좋아해서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오게 되었다고 했더니 얼굴색이 환 해진다.
이것도 하나의 노하우다.
어느 나라를 가던지 그 나라가 좋다고 칭찬 하는데 싫어할 사람들이 있겠는가..
표정이 훨씬 밝아진다.
그러면서 왜 자기네 나라를 좋아 하냐고 물어본다.
즉 우리나라에서 이 경우라면 작업의 2단계(?)로 들어 가는 거다.
그래서 이 나라 사람들은 순하고 착하고 베푸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
불교에 대해 공경심이 대단하여 나도 불교를 좋아 하기 때문에 오게 되었다고
했더니....
불교 소리에 이건 날아갈 듯 한 표정이다.
내가 불교를 믿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나라를 가던 그 나라의 종교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은 가지고 가는게 좋다 ....
정말 좋다~~이거 어떻게 말로 표현 할 수도 없구~~~
여튼 그날 저녁 그 불교가 시발점이 되어 같이 네 명이서 20병의 맥주를 마시고
그것도 모자라서 그 딸래미 친구들 15명과 함께 동네 호프집에서 새벽 3시 까지
웃고 떠든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그나마 내가 산을 좋아해서 늘 절을 지나 다니다 보니 어깨 넘어로 보고 읽고
들은 것이 그 날 그 나라에서 그렇게 환대를 받을 줄 은 상상도 못했었다.
그 나라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잘때 까지 시간만 나면 부처님 한테
절을 하는게 일상 이니까...
다니다 보면 돌멩이 보다도 크고 작은 부처 상이 더 많이 보인다.
역시 부다의 왕국 이다.
결론적 이지만 그 날 그 이후로 그곳을 떠나 올 때 까지 저녁만 되면 매일 모여서
웃고 떠든 것이 내가 지금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즐거웠던 기억 중 에
두 번째로 남아 있다.
에필로그)
인지상정 이라던가...
그 곳을 떠나올 때 서로가 모두 눈물을 보였으니 말이다.
그 아가씨의 이모는 나를 따라서 한국에 가면 않되냐고.....ㅜㅜ
그 나라는 일부 다처제가 용인 되는 나라였다.
남자 분 들 조~~으~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