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다행이다.
일단은 혹시 어데 다치시지 않았냐고 걱정 스러운 말로 물어 보았다.
나 참 예의 바르다.
하루 종일 기다리고서도 이정도 예의를 갖춘다면 이건 사람아 아니라 치매걸린
신 이다.
나 :
아침부터 전화를 기다렸는데 전화가 않와서 무슨 일 있나 하고 걱정 많이 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가요?
무슨 일 있는 건가요?
가이드:
아뇨.
아무일 없는데요?
나:
아..네 다행 이네요.
그런데 어제 제가 오늘 한다는 옵션 때문에 전화가 안와서요.
가이드:
아 ..옵션요?
다이빙이 예약이 다 차 있어서 오늘 않된다고 하던데요.
나:
그럼 언제 할수 있나요?
가이드:
제가 다시 한번 확인해서 전화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
속으로는 열불 터지지만 애써 참고 말한다.
아...예
내일은 꼭 좀 하게 해 주세요.
가이드:
네 알겠습니다.
나 :
꼭 전화 주세요.
가이드:
예....
참 친절한 가이드다.
어떻게 된 사정인지는 나는 모르지만 여튼 나를 위해 최선을 다 해 주시려는
모습인 것 같아 그나마 다행 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날은 어두워 지고 배도 고프다.
저녁은 어데서 먹어야 하나?
호텔 레스토랑 가서 기웃 거려 본다.
아닌척 하면서 슬금슬금 곁 눈질로 가격표도 쳐다 본다.
비러머글...저녁 한 끼가 30-60 불이다.
내가 먹을 수 있는 가격대가 아니다.
내가 생각 한 바로는 최대 20불 이하를 원했던 것이다.
할 수 없이 낮에 보았던 수영장 바로 향했다.
낮에 어슬렁 거리면서 보았던 가격대가 내가 생각한것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바의 스탠드에 앉았다.
메뉴판을 달라고 했다.
잽싸게 가격이 낮은 것 부터 훓터 보았다.
환장 하겠다.
여기서도 저녁 거리는 30불 이상이고 맥주 한병이 9-12불 이다.
난 어떻하라고...
쪽팔리게 그냥 나올수도 없다.
여기서 그냥 일어나면 난 이 호텔에서 귀가 할 때 까지 난 쪽팔림의 대명사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힘차게 시켰다.
플리즈~~기브 ~미~비어~~원~~버틀~~~
그게 그날 나의 저녁이 되었다.
수영장 물을 마실수도 없지 않는가.
하루종일 방 냉장고에 있는 서비스 물병 두 개를 비웠으니 말이다.
이럴줄 알았으면 아침이나 많이 먹어둘껄....
그렇게 먼 이국땅에서의 하루가 흘러갔다.
방에서 커텐을 치고 밖을 내다본다.
비가 내린다.
슬프다.
마음이 쨘하다.
집에 있었으면 마누라가 나 좋아하는 맥주와 안주를 실컷 주었을텐데...
갑자기 마누라 말이 생각 난다.
그 여행갈 돈으로 집에 있으면 내가 여행 다녀오는 기간 동안 먹고 싶은 맥주를
따블로 사 주고 내가 제일로 좋아 하는 생선회를 맨날 시켜준다고...
마누라 말을 들을 걸 그랬나 보다.
갑자기 마음이 울컥 해 진다.
그렇지만 오늘 보다는 내일에 희망을 걸고 마음을 추스린다.
까짓껏 하루 정도 야 뭐...
내일부터 신나게 놀면 되지 뭐....
여전히 이국 땅에서 밝은 아침은 다가온다.
오늘은 ....하면서 아직 문도 열지 않은 레스토랑 앞에서 기웃 거린다.
배가 고파 봐라.
누구든지 그런다......ㅜㅜ
아침으로 포만감을 얻은 나는 또 방으로 들어가서 전화를 기다린다.
나 귀가 할때 쯤 이면 전화기가 다 닳아 버리겠다.
해는 점점 중천으로 올라간다.
창 문 밖으로 보이는 로비 앞에는 오늘도 여전히 여러 가이드 분들과 차량들이
분주히 오간다.
나도 전화가 오겠지.
다이빙 하러 가자고 전화가 오겠지.
오겠지....오겠지...올꺼야.....온다니까....
이러다가 난 오늘도 점심을 굶었다.
이거 전화줄이 빠졌나 하고 확인도 해 보고 수화기 들고 신호음이 들리는지
확인도 해 보았지만 전화기는 노 프라블름 이다.
슬슬 열이 뻗친다.
가이드 한테 전화를 해 보았다.
마침 점심 시간 이라서 그런지 전화를 받는다.
나:
어떻게 된거에요?
오늘 다이빙 하기로 한거요?
가이드:
아..예
오늘도 예약이 다 차서 스케쥴을 못 잡는대요.
나 :
그럼 어떻게 해요?
가이드:
내일 되는지 다시 한번 확인 해 봐야죠.
나:
그럼 저는 오늘은 또 뭐한대요?
가이드:
그냥 쉬여야지 방법이 없네요.
나 :
아..예
할수 없죠 뭐.
그럼 내일 이라도 잡히면 연락 주세요.
가이드 :
네...
(대답 참 잘한다.)
여기서 뭔가를 느끼기 시작 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뭔가가 잘 못 되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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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퀴즈 하나....
저는 왜 이렇게 되었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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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럼 내 자신이 하는데 까지 해 보자.
열 받은 상태니 점심은 생각도 않난다.
밖으로 나갔다.
어제 하루종일 호텔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 보니 15분쯤 걸어가면 저쪽 구석
항구에 무슨 정자 같은 건물이 있는데 그 앞이 항구 이고 배가 있는 것을 보니
무슨 옵션을 하는 가게 인 것 같았다.
부지런히 걸어서 갔다.
이젠 시간과의 싸움이다.
여행 일정 중 에 반이 지나간다.
도착하여 대충 보니 해양스포를 하는 회사 이다.
일단은 토막 영어로 물어 본다.
가격은 다 공시 되어 있다.
다이빙을 하고 싶은데요?
아..그래요?
그럼 지금 예약을 하시고 내일 시간에 맞춰 나오세요.
그게 아니고 ..그게 아니고......토박 영어...토막영어.....ㅜㅜㅜㅜ
내 영어 실력이 그동안 이거 였어?....뼈 저리다....저리기보다 깍인다...
부러진다....ㅜㅜㅜ
(그 사람들 : 아니긴 개뿔 뭐가 아니란 거여?)
나우..나우.....아우....미치겠다....아이엠 츄라이 디이빙.....
우여곡절 이다.
다른 말로 표현 할 수가 없다.
말이 않되니 땅에 그림을 그린다.
시간을 쓰고 온갖 몸짓 발짓을 다 한다.
여튼 지금은 힘든데 한번 알아 본단다.
무전를 친다.
아마도 다이버 한테 하는 것 같다.
5분 정도 뭐라 하더니 지금 하러 가잖다.
앗싸라 비아.....따라 나선다.
보트를 타고 달린다.
10여분을 달리더니 작은 섬에 도착 한다.
우와...관광객들 무지 많다.
점심들을 먹는다.
바비큐 냄새가 내 코를 찌른다.
저 먹고 남은 뼈다귀 하나만 주지.....ㅜㅜ
그렇지만 먹을 시간이 없다.
다이빙 입수 하자고 한다.
오케이 하고 따라 들어간다.
바닷 속 물고기가 보이긴 보이는데 그저 그렇다.
아직도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이해를 못했기 때문이다.
일단 한번을 하고 나와서 30분 쉬고 두 번째 하자고 한다.
잠시 밖으로 나와서 점심 좀 먹자고 했더니 관광객들 점심 먹는데로 데려간다.
점심값이 25불 이란다.
어쩔수 없다.
먹어야 산다.
허겁지겁 먹고 있는데 갑자기 등 뒤에서 누가 인사한다.....
그래서 여기에서 누가 나를 아는척 하는거지?
하고 돌아보니...
헉~~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