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산 정상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산고양이들의 삶

여행 이야기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 -1

좌불상 2019. 1. 18. 14:30

아주 오래 전 이다.

 

내가 해외여행에 발을 들여 놓은지 3번째의 여행 이었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혼자만의 여행이다.

대 놓고 댓글은 못 달고 팔자 좋다고 하시는 분도 계실거다.

 

사람의 팔자란 상대방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노력하여

만들어 내는거다...진리 이다.

 

그때는 해외여행의 초보자라서 불안감(?) 때문에 패키지로 다녔었다.

이 여행도 패키지로 갈려고 여행사에 예약을 하였다.

 

단 항공 마일리지가 있어서 항공권만 내가 예약을 했다.

 

여행사에서는 아무런 문제없이 괜찮다고 아주 친절 하게 상담도 해주고

예약도 해 주었다.

 

현지에 도착하여 옵션이나 모든 것을 가이드 분께 말씀 드리면 다 알아서

해 준다고 하였다.

 

이 때 까지만 해도 난 전번의 2번의 패키지 여행처럼 아무런 불안감이 없이

출발을 했다.

현지에 도착 하면 펼쳐질 파라다이스를 꿈 꾸면서 말이다.

 

하늘을 나는 비행기 안에서 일정에 맞추어 무슨 옵션을 할 것인지 가는 내내

생각을 하고 정리를 하고 기가 막히게 완벽한 일정을 생각 해 놓았다.

 

출발은 굳 였고 도착 하여 가이드 미팅 후 호텔 까지도 굳 였다.

 

룸을 배정 받고 가이드분께 수고 하셨다고 팁을 드리고 내일부터 내가 하고 싶은

옵션에 대하여 예약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여행시마다 그랬듯이 최소한 3번의 다이빙과 제트스키, 파라셀링을 예약해 달라고

하였다.

 

친절한 가이드님께서 아무 걱정 하시지 말고 내일 전화 드릴테니 편히 쉬시라고 한다.

 

늦은 밤 이라고 할 수 도 있고 이른 새벽이라고 할 수 도 있는 시간에 도착한 멀고도

먼 이국땅의 야자수 나무가 내 눈앞에 아른 거린다.

 

자....내일 부터 귀가 할 때 까지 안전하게 그리고 즐겁게 최선을 다하자....하고

다짐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두어 시간을 자는 둥 마는 둥 하고 이른 아침의 햇볕에 눈이 일찍 떠 졌다.

 

한국에선 그리 피곤하던 아침에 일어나기도 이거 돈 주고 나오니 피곤함도 없어진다.

돈이 좋긴 좋은 건가 보다.

사람의 마음까지 바꾸어 놓으니 말이다.

 

모닝커피 한잔 하고 이른 아침이라서 호텔주변을 산책하며 주변의 정보 파악에 나섰다.

어디에 무슨 가게가 있는지 어디에 무슨 식당이 있는지....

 

그런데...아뿔싸..다

 

주변엔 넓고 넓은 필드만 보이고 식당? 가게? 레스토랑?

내 눈에 하나도 안 들어 온다.

오로지 호텔만 보이고 아무것도 안 보인다.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그래도 속으로는 가이드가 알아서 데려다 주고 밥 먹여주고 다 해주겠지..하면서

애써 위안을 삼았다.

 

그런 와중에 이 지역에 대한 기본 정보라도 얻고 싶어 잔듸깍는 현지 아저씨 한테

않되는 영어로 몇 마디 물어 보았다.

 

이 근처에 레스토랑이나 가게나 뭐 그런게 있냐고.

그런데 돌아온 대답이 나의 환상을 한번에 깨어 놓는다.

 

여기서 그런데 갈려면 시내 까지 가야 하는데 차로 30분 걸린단다.

버스도 없고 매번 택시를 불러서 타고 다녀야 한단다.

시내 외엔 아무것도 없단다.

 

오로지 바다 밖에는....

 

이거 느낌이 아주 이상하다.

 

분명히 여행을 오기 전에는 여행사 싸이트를 보니 주변의 놀거리 먹거리

체험거리가 줄줄줄 나왔었는데 말이다.

 

그래도 난 도와줄 가이드가 있으니까......하고 한줄기 희망을 가지고 두려움을

떨쳐 버리려고 속으로는 겁나지만 것으로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기본 정보를 습득 하고 호텔 레스토랑 가서 아침을 먹었다.

 

누가 보면 밥 먹는 폼은 좋았겠지만 내 마음은 아직도 뒤통수가 어지럽다.

밥을 먹긴 먹는데 이건 밥 맛이 아니다.

 

아직도 뭔가가 불안 하다는 증거 이다.

 

그렇게 아침을 먹고 로비로 들어오니 여러 여행객들이 옵션을 나갈려고 모여 있다.

 

여러 가이드 분들도 보이고 오늘 할 일정에 대하여 얘기도 해주며 모두가 신나서

웃고 떠들고 분위가 완전히 엎 이다.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갈 듯 한 분위기 들이다.

 

나야 어차피 가이드분께서 전화를 주기로 하였으니 전화가 오면 만나서 나도 어제

같이 온 여행객들과 같이 움직이면 되겠지...생각을 하였다.

 

이미 다른 여행객들은 가이드분들이 가지고 온 차량에 탑승하여 한팀 두팀 호텔을

 빠져 나가고 있다.

 

시간은 이미 10시를 넘어 가고 있다.

 

그런데 언뜻 차량에 탑승 하는 사람 중에서 어제 도착할 때 어두워서 잘 보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나 하고 같이 온 사람이 차량에 탑승 하는거다.

 

분명이 그 사람인데...

그 사람인데...

어떻게 말로 표현 할수도 없구......

 

언뜻 내가 방에 없어서 전화를 했는데도 못 받은 것 아닌가..하고 불안이 밀려 왔다.

 

후다닥 방으로 들어가서 메시지 도착 했는지를 확인 하니 없다.

그렇다면 전화는 온데가 없는거다.

 

그러는 순간 지난 두 번 동안의 여행에서 주워 들은 생각이 났다.

 

여행객들이 많으면 한 회사에서 오더라도 한명의 가이드가 모두 데리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가이드가 데리고 다닐수도 있다는 것을 어깨 넘어로 들은적이 있다.

 

그래서 두어 팀으로 나누어서 움직이기 때문에 내 담당 가이드는 나중에

오려나 보다..하고 스스로 안정을 찾으려고 애를 쓴다.

 

더운 나라에서 몸은 점점 더 더워진다.

 

오겠지..오시겠지...전화가 올거야....되 뇌이기를 수백번 이다.

혹시 전화가 올까봐 방에서 나가지도 못하겠다.

 

전화기 벨이 울리려나 하고 전화기만 뚫어지게 쳐다 본다.

이러다가 전화기 닳겠다.

 

이런 순간은 순간이 여삼추가 아니라 순간이 삼천갑자 동방석 이다.

커피만 딥따 마셔댄다.

 

이러는 순간에도 해는 점점 올라 중천에 걸려 있다.

 

점심 먹으로 갈 시간이다.

그런데 점심을 어데서 먹어야 하나?

조식만 포함 되었으니 말이다.

 

아무래도 이상하여 혹시 가이드가 오다가 사고가 난건 아닐까...

날 깜박 잊고서 그냥 들 간 건 아닌지...

 

그래도 이 순간 만큼은 난 가이드를 걱정 하는 아주 인정 많고 바람직한 한국

여행객의 표본 이었다.

 

그러다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니 기다림이 짜증으로 바뀌기 시작 하는

데드라인을 넘는 것을 스스로 느꼈다.

 

내가 왜 비싼돈을 주고 여기 까지 와서 애 이러야 되지???????

 

그래 전화를 해 보자.

무슨 일 있으면 연락 하라고 준 전화 번호가 있다.

 

전화를 걸었다.

 

가이드 한테서 전화 오기를 기다린지 5시간 만 이다.

역시 난 마늘 백쪽 먹고 태어나신 우리조상 곰님의 후예이다.

기다림에는 일가견이 있다.

 

그런데 가이드분이 전화를 안 받는다.

 

이거 순간 정말로 무슨 일이 있어서 병원에 입원 한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않되는데.....다쳤으면 않되는데.....

역시 난 최후의 순간 까지도 아량이 넓다.

다쳤어도 많이 않다쳤기를 마음 속으로 바랜다.

 

전화도 않되고 하여 한 없이 기다릴 수 없어 다시 밖으로 나왔다.

호텔 주변을 곰 새끼 마냥 어슬렁 거린다.

길을 따라서 걸어도 가보고 바닷가에 앉아 한숨도 쉬어본다.

 

여튼 점심값은 아끼었다.

굶었으니 말이다.

가이드가 고맙다.

 

세상의 모든 짐을 짊어 진 사람처럼 호텔 주변 만 뺑뺑 돈다.

10분 이면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온다.

 

누가 보면 내가 호텔 경비원 인줄 알겠다.

 

이제 해가 서쪽으로 슬슬 넘어간다.

아침에 나갔던 여행객들이 슬슬 호텔로 돌아온다.

 

혹시나 하고 로비에 앉아서 돌아 오는 사람들의 모습을 쳐다본다.

혹시 우리 가이드도 있나 하고...

 

한시간이 지나는 동안 여러 팀이 돌아 왔지만 나의 가이든 눈에 띄질 않는다.

혹시나 일정이 끝났으면 나의 가이드도 끝나지 않았을까.. 하고 방으로 들어가서

다시 전화를 해 보았다.

 

이번엔 전화를 받는다.........

 

 

다음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