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짧은 시간의 만남을 뒤로하고......
서운해서 냥이가 사는 지나온 봉우리를 자꾸 쳐다보며....
마지막 봉우리를 향해 가다가.....
주린 배에 활력을 불어넣고.....
하늘도 제 마음을 아는지
갑자기 휘날리는 봄 눈도 맞으며.....
마지막 봉우리에 올라 섭니다.
다시한번 지나온 길을 쳐다보니
냥이들의 모습은 안보이고.......
부어준 새들 모이는 다 먹었고......
그렇게 내려오면.....
등산로 입구 마을 어귀에서 이런 저런 먹거리를 파는 할머니들과
너스레를 떱니다.
언제 올라갔대유?.....
아침에 일찍 올라 갔어요.....
그렇찮아도 오늘도 오셨을텐데...하며 얘기하는 중에유~~~
그나저나 산위에 냥이들은 잘 있어유?
그럼요....
어미는 오늘도 안보이고 두녀석만 보았어요.
우리 집에도 여나문마리 (열 한두마리의 사투리) 키우는데
이것들이 아주 영악해요....
그렇죠......냥이들은 다 그런가봐요.
아직은 날이 서늘하니 옷 잘입고 파세요.....
그나저나 많이 파셨어요?
에휴~ 요즘은 잘 안사가요......
노느니 그냥 앉아있는거쥬......
그나저나 늙은이들은 사진을 찍어서 뭐하게유?......
우리 할머니 생각나서 나중에 보려구요.....
다음주에 또 올거쥬?
당연히 와야죠.....
저녀석들이 눈이 밣혀서 다른데로 못가네요....
그럼 조심해서 가시구 다음에 또 봐유.....
예.....많이들 파시고 다음에 또 올께요.......
매번 이러한 인사겸 잡담을 나누고........
백구한테 퇴산 신고를 하는데.....
엉아~~
나 맛있는것 쫌만 더 줘라........
그래서 할 수 없이.......
한주먹 집어주고......
다음에 또 보자.....하면
백구도 서운 한 듯.......
그렇게 다 내려와서......
다시 초롱이 한테도 신고를 하고.....
다음주에 또 보자.....하면
혀만 낼름 거리며.......
이 녀석도 서운한 표정을 짓네요.
그렇게 이틀간의 초롱이와 냥이 밥 배달을 마치고
저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음주를 기약하며
집으로 갑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서...
월요일 부터 일주일 동안에 걸쳐 지난주 밥 배달기를 올리면
또 다시 배달을 나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 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요즘 택배 배달하시는 분들이나 음식 배달 하시는 분들의
시조이신 옛날 전설의 배달부가 생각이 납니다.
전설적으로 전해 내려오는 기수라는 사람이
그렇게 힘든데도 배달을 잘 했나 보더군요.